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저
문학사상사
2003년 7월
456면
<노르웨이의 숲>을 읽은지가 꽤 오래전이고 그 후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거의 읽다말다 해서인지 사실상 두 번째 접하는것 처럼 느껴졌다.
<노르웨이의 숲>과 마찬가지로 성장소설이다.
어른과 성인의 중간시점. 유년기의 종점이자 어른의 시발점인 '순수원형' 15세 소년의 여행을 통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고나 할까?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어 결말 부분에서 놀랍게 하나로 짜맞추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는 이 이야기는 작가가 말했듯이 모든 사람들이 한 번은 겪은 자신에 대한 물음과 스스로의 상처에 대한 치유과정을 그린 성장과 완성에 관한 이야기다.
꿈과 환상, 그리고 기이한 현실,수많은 메타포들로 이루어진흡입력 강한 소설.
400페이지가 넘는두 권으로 이루어진 길다면 긴 소설이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이야기.
정말 촌상춘수씨는 대단한 이야기꾼이자 철학자임을 보여준다.
하지만어려운 소설이다...
Quotation :
<해변의 카프카>
당신이 세계가 끝나는 그곳에 있을 때
나는 사화산의 분화구에 있고
방문 뒤에 서 있는 것은
문자를 잃어버린 말.
잠이 들면 그림자를 달이 비추고
하늘에선 작은 물고기들이 쏟아져 내리고
창밖에는 굳게 마음을 가다음은
병사들이 서 있네.
(후렴)
해변의 의자에 카프카는 앉아서
세계를 움직이는 흔들이 추를 생각하네.
마음의 둥근 원이 닫힐 때
어디에도 갈 수 없는 스핑크스의
그림자가 칼처럼 변해서
그대의 꿈을 꿰뚫었네.
물에 빠진 소녀의 손가락은
입구의 돌을 찾아 헤매네.
푸른 옷자락을 쳐들고
해변의 카프카를 보고 있네.--- pp 437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즉 네 선택이나 노력이 헛수고로 끝나도록 운명 지어져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너는 조금도 어김없이 너인 거고, 너 이외의 아무도 아닌 거야. 너는 너로서 틀림없이 앞으로 전진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눈을 들어 오시마 상의 얼굴을 본다. 그의 말에는 뭔지 모를 설득력이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거기에는 아이러니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지."
"아이러니?"
오시마 상은 내 눈을 들여다본다. "자, 내 말 잘 들어. 다무라 카프카 군. 네가 지금 느끼는 것은 수많은 그리스 비극의 동기가 되기도 한 거야. 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이 인간을 선택한다, 그것이 그리스 비극의 근본을 이루는 세계관이지. 그리고 그 비극성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하고 있는 것이지만-아이러니컬하게도 당사자의 결점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당사자의 장점을 지렛대로 해서 그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내가 말하는 걸 알 수 있겠어? 다시 말하면 인간은 각자가 지닌 결점에 의해서가 아니라, 미질 즉, 타고난 장점이나 아름다운 성질에 의해서 더욱 커다란 비극 속으로 끌려 들어가게 된다는 거야.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 그 뚜렷한 본보기라고 볼 수 있어. 오이디푸스 왕의 경우, 게으름이나 우둔함 때문이 아니라 그 용감성과 정직함 때문에 그의 비극은 초래되었거든. 거기에 불가피하게 아이러니가 생겨나는 거야."
"그러나 구원은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고 오시마 상이 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원이 없을 수도 있어. 그러나 아이러니가 인간을 깊고 크게 만들거든. 그것이 더욱 높은 차원의 구원을 향한 입구가 되지. 거기에서 보편적인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어.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 비극은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예술의 하나의 원형이 되고 있는 거야. 다시 되풀이하게 되지만, 세계의 만물은 은유라고 하는 메타포거든. 누구나 실제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육체적 관계를 갖는 것은 아니야. 그렇지? 그러니까 우리는 메타포라는 장치를 통해서 아이러니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스스로를 크게 그리고 넓게 다져나가다는 얘기야."--- pp 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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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스(pathos)
고통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용어로서, 극중의 연기자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극적인 표현방식. 이때의 주인공은 선천적인 성격상의 결함이 아니라 운명이나 일반적인 주위상황의 불운한 희생자이다.
트라우마(trauma)
트라우마(trauma)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하며, 보통 후자의 겨우에 한정되는 용례가 많다.
트라우마는 선명한 시각적 이미지를 동반하는 일이 극히 많으며 이러한 이미지는 장기기억되는데, 트라우마의 예로는 사고로 인한 외상이나 정신적인 충격때문에 사고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때 불안해지는 것을 들 수 있다.
메타포(metaphor)
이 단어의 가장 올바른 의미는 무었일까요?
다음 내용은 네이버 검색에서 가장 많은 결과물로 보여지는 메타포에 대한 설명입니다.
메타포.. 정말 설명하기 어려운 말이네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리 말에 딱 이걸 표현할 만한 단어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소설이나 시평에서 '메타포'를 그대로 '메타포'라 쓰게 되죠. 영어사전에는 '은유', '비유'라고 나오긴 하지만, 뉘앙스가 좀 다르거든요. 단순한 은유보다는 보다 더 상징적이고 함축적인데, 그렇다고 '상징' '함축'하고도 달라요.
저도 중학교 때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으면서, 그 때 메타포 라는 말이 계속 나와서 정말 답답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 예를 드는 게 가장 좋은 설명 같군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보면, 메타포 라는 말이 쓰이게 되는 상황이 주인공 남자가 주인공 여자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예요. 남자는 여자를 생각하면서 '작은 상자에 담겨져서 물로 떠내려온 아기'를 연상하지요. 그 남자에게는 그게 그 여자의 이미지인거예요. 그런데, 이 때의 이미지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사랑스럽다. 보호해 주고 싶다.'이렇게 표현되는 게 아니죠. 그 여자에 대한 그런 연상이 바로 메타포입니다. 덧붙이자면, 그러면서 그 남자는 '사랑은 메타포로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만약에 님이 남자라면, 마음 속으로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그 여자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 게 없나요? 예를 들어, 그 여자에 대해 생각하면, 쇼팽의 '녹턴'이 떠오른다든가, 아니면, 벚꽃이 휘날리는 게 떠오른다든가,... 그런 게 메타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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