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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읽다.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저

푸른숲

2005년 9월

232면

한비야님의 다른 책들, 지구 세바퀴 반 시리즈나 우리땅 여행이야기, 중국견문록등은 한 권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지난주 <TV, 책을 말하다>에서 다음주 소개책과 저자 한비야님을 보고장영희님의 책들과 함께샀다.

이제는 나도 소설책은 그만 읽고 사는데 도움되는, 정신수양 좀 되는 책도 좀 읽어보자는 취지도 있었고.. 요즘 나에게 필요한 무엇인가가 이 책안에 분명히 있을거라는 막연한기대감때문에...

독자리뷰도많아서 몇 개밖에 읽지 못했지만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독자평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여행자의 로망’의결정체다. 이제껏 그녀가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실천하는 것들을 보여줬다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여행이 어떻게 삶을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읽은 독자의 한 사람으로..저말에 100%공감한다. 전작을 읽지는 못했지만..충분히 공감된다.

내용은 한비야씨가 지난 5년간 월드비젼긴급구호팀장으로 일하면서 세계 곳곳의 도움이 필요한곳에서 활동한 현장감있는 이야들이다. 아프카니스탄을 시작으로 이라크, 말라위,잠비아등의 아프리카, 그리고 네팔,이스라엘,쓰나미 재해지역, 그리고 북한까지..이 곳들에서의 긴급구활동들 이야기.

사실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은것도 아니고 이런 논픽션은 거의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책만큼 감동을 주는 책도 드물것이다. 긴급구호의 어려움, 세상의 어두운곳을 밝히는 사람들,희망을 잃어버린 어린이들, 이유없이 죽어가는 사람들, 그로부터 싹튼 불신과 반목, 또 다른 희생자들..그들의 아픈곳을 치료해주고 그들에게 하루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주고 그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주는 이야기.

화려한 문장도, 기교있는 표현도 이 책에는 없지만 진솔한 이야기와 사랑이 숨쉬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오만하고, 이기적이었으며, 자신감 없이 살아왔는가..왜 그렇게 쉽게 포기해버리고 다시 도전하지 않았는가..

한비야님은 이 책을 통해서도 구호에 참여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기를 바랐을것이다.

하지만 그 보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돌아본것 같다.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 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그러나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정상에 서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열심히 올라온 끝에 밟은 정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

...

오늘도 나는 행군한다. 지금은 몸에 익지 않은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좀 괴롭다.

무엇보다 앞서가는 사람 없이 길 없는 길을 가야하는 게 제일 힘들다. 이 길 끝은 과연 정상인가, 내가 가진 식량과 장비는 충분한가, 앞으로 닥칠 크레바스와 암벽은 어떻게 넘어가나 하는 생각으로 때로는 버겁고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내 능력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기가 꺾여 자신이 없아질 때마다 몸이 지쳐서 한 걸음이 천근만근일 때마다, 그래서 무름을 꿇고 싶을 때마다 가슴 저 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진군의 북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에게 내려진 절체절명의 명령 소리가 들린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 본문p286~287



세계식량계획 홈페이지 캡쳐 화면 - 위쪽 오른편에 있는 숫자를 보라..직접 홈페이지에 방문해보면 믿어지지 않겠지만 약 5~6초에 하나씩 숫자가 더해진다..순전히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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