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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hings

아멜리 노똥--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벨기에 출신의 젊은 작가 아멜리 노통은 1967년 출생으로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베이징, 뉴욕, 방글라데시, 보르네오, 라오스 등지에서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냈다.
25세에 발표한 첫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으로 천재의 탄생이라는 비평계의 찬사와 10만 부 이상의 판매라는 상업적 성공을 걸머 쥔, 자칭 <글쓰기광>인 그녀의 소설로 '사랑의 파괴' '페플로스' '습격'등이 있고 희곡으로 '불쏘시개'가 있다. 알랭푸르니에 상, 샤르돈 상, 보카시옹 상, 독일 서적상 상, 르네팔레 상, 파리 프르미에르 상을 받았다.
1999년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을 수상해 유럽 문단의 이목을 집중시킨 '두려움과 떨림'은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고발한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다.(펀글)

아멜리 노통저 "살인자의 건강법"

2004년 06월.문학세계사간.

작품의 주인공 프레텍스타 타슈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로, 그는 살 날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는다.

의사나 독자에게 신화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그를 인터뷰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기자들이 몰려드는데, 인간 혐오자를 자처하는 주인공은 허위에 찬 기자들의 세속적 관심에 무참한 응징을 가한다.

자신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얼치기 인터뷰를 시도하는 문학기자들을 잔인하기 그지없는 언변으로 차례차례 '죽여' 버리는 주인공.

그러나 다섯번째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젊은 여기자 니나와 괴팍스럽기까지 한 대문호 사이에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이야기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노작가의 유일한 미완성작인 『살인자의 건강법』을 앞에 놓고서는 더욱 거센 설전을 벌이게 된다.

여기자 니나에 의해서 밝혀지는 대문호의 과거.

그는 피터팬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살인자. 부모를 일찍 잃고 한 몸처럼 같이 지낸 사촌여동생과 풍족한 유년기를 보내면서 영원한 사랑과 행복을 위해 어른이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목숨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식사, 수면 시간의 단축, 외부와의 철저한 차단 등의 가학적 노력도 불구하고 흐르는 시간과 자라나는 몸을 세울 수는 없는 법. 호수에서 단 둘이 수영하던 어느 날 새벽, 여자아이의 초경을 본 그는 그녀를 목졸라 살해하고, 그녀를 잃은 상실감과 두려움으로 집에 불을 질러 친척 모두를 죽인다. 이제 그의 나이 83살. 68년이 지나서야 한 여기자에 의해 한 가문을 몰락시킨 살인자의 정체와 이를 내용으로 한 자전적 미완성 소설『살인자의 건강법』의 결말이 밝혀진다.
결말부분의 미스테리는 니나가 대문호 타슈를 목졸라 죽이는 장면.

아니, 대문호타슈가 여기자니나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죽는다고 봐야 할까....

지난 칠월초에 이책을 사두고는 오래 오래 쓰다듬기만 하고 있었다.

추리소설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그랬을 것이다.

마르께스를 읽은 이후에 여자작가의 소설도 한번 읽어보자 싶어서

책을 들었는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푹 빠졌었다.

스피디하게 읽히는 요인도 있었지만

괴팍한 대문호의 정신세계 엿보기와

아멜리에 노통의 현란한 언어구사 내지는 언어유희에 더 재미를 느꼈다.

대문호가 여자들을 경멸하면서 내 뱉는말---가관이다.

"그네들의 사무실 책상서랍엔 매니큐어 잡지 나부랭이만 그득하다오.

여자들은 직장동료들하고 수다를 떨면서 시간을 보낸다오.

연애니 칼로리니 하는 알찬 주제에 대해서 말이오.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지만.

그러다 지겨워 죽을 지경이 되면 상사로 하여금 자기들을 해고하게 만드는 거요."

"입술은 두가지 역할을 하오.

첫째는 말을 관능적인 행위로 만들어 준다오.

입술이 없는 말이란게 어떤 것인지 상상해본 적 있소?

멍청하게 차가운 그 무엇, 뉘앙스 없는 서걱거리는 그 무엇일게요.

꼭 법원 사무관의 말처럼 말이오.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술의 두번째 역할이라오.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지 못하도록 입을 다물게 해준다는 거지.

손 또한 입술을 갖고 있소. 써서는 안되는 것을 쓰지 못하게 방해하는 입술 말이오.

이건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역할이오.

글재주와 불알과 자지를 제대로 갖춘 작가들이

말해서는 안되는 것을 말한 탓에 작품을 망치곤 했지."

아멜리 노통

재미있는 작가....

미모에 글을 잘 쓰기까지 한다네.

한여름 무더위쯤은 하룻밤에 날려 버리는

작가의 책갈피에서 잠시 앉았다가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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