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을 읽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안나가발다

새봄나라에서살던시원한바람 2009. 7. 15. 00:16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들여다 보며, '나에게 잘못을 저지를 권리'가 있을까?'하고
또박또박한 말투로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사람들은 용감한 사람들이야.
그 몇 마디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자기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잘못된 것과 추악한 것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해.
모든 것을 부쉬 버리고 모든 것을 망가뜨릴 것을 각오하는 용기 말이다.
그런 용기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이기심에서? 순전한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건 아닐거야.
그럼 뭘까? 생존 본능?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
아니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용기. 우리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은 그런 용기를 내야 돼.
오르지 자기 혼자서 자기 자신과 맞서야 할 때가 있는 거라고.
'잘못을 저지를 권리', 말은 간단하지.
하지만 누가 우리에게 그걸 주겠어? 아무도 없어.
있다면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야."  


안나 가발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p.98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아내는 고개를 들고 내 눈을 빤히 바라보았어.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바라본 것은 몇 년 전 이래로 처음이었어.
나는 그녀의 얼굴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려고 애썼어.
새로운 거라기보다 우리 젊은 날의 모습을 다시 찾아보려고 했는지도 모르지.....
내가 그녀를 울리지 않았던 시절, 내가 어떤 여자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게 하지 않았던 시절,
식탁머리에 앉아 사랑의 감정을 운위하는 것조차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처럼 보이던 시절의 모습을 말이야.


안나 가발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p.113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안나 가발다 (문학세계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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