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문근영에게 달린 악플과 사이버모욕죄
출처:창조를 위한 파괴
원문:http://blog.naver.com/booyaso/50037739061
오늘 갑작스럽게 ‘사이버모욕죄’이야기가 다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한나라당에서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주요골자로 한 법안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서민들이 자살을 해도 서민들이 죽겠다고 해도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이 박혀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는 한나라당은 연예인일이라면 끔찍할 정도로 애처로와 하는지라 현 정부의 문화관광체육부 장관님은 베이징올림픽연예인응원단에 대해 비싼 몸값에 자원봉사했으니 2억은 당연한 것이라며 잘못한 것 없다고 하고 얼마전 목숨을 끊은 고 최진실씨의 이름을 더럽혀가면서까지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으로 사이버모욕죄를 추진하기도 했더랬다.
그 사이버모욕죄가 법안으로 상정되고 그것이 이슈화된 상황에서 불거져나온 문근영 악플 파문은 사이버모욕죄와 더불어 한국의 ‘보수’ 혹은 한국의 ‘우익’의 수준이 어떠한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애초 모욕죄 자체가 근대 유럽의 국왕 모독죄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한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성격이 짙은 이 법은 사이버상에서 반의사불벌조, 즉 검찰이 자의적으로 수사를 하고 구속 처벌을 하며 이에 대해 피해자가 ‘벌하지 말 것’을 부탁해야 처벌이 중지되는 법으로써 만일 이 법이 통과가 되면 민간인의 인권과 명예를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위해 악용되고 여론 특히 사이버 여론의 입을 막기 위한 용도로 쓰여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일터이다.
그래서 이것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해 ‘촛불좀비’라는 이름으로 비하하고 일명 ‘알바’라 불리는 ‘수구적’ 색채의 악플러들이 공세적 입장에서 ‘좌빨 운운’ 악플을 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문근영씨가 익명의 기부천사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 이로 인해서 악플이 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솔직히 ‘음모론’에 가까운 생각을 하기도 했더랬다.
기부천사 문근영에게 악플이 달린다 ---> 악플러들에 대한 성토가 시작된다 --> 사이버모욕죄에 대한 찬성여론이 대세가 된다 --> 사이버모욕죄 신설
뭐 이런 과정을 거쳐 ‘사이버모욕죄’가 한국의 법체계속으로 무사히 입성하고 얼마전 미얀마에서 있었던 블로그에 ‘풍자만화’ 올린 죄로 20년형을 받은 청년의 이야기가 한국에 실현될 그날이 멀지 않았구나 싶었는데, 참으로 난감하게도 내 예상을 뒤엎고 자칭 보수논객(?)이라 칭하는 지만원씨의 글로 인해서 파생된 일이었다는 것에 참.....
많은 분들이 지금쯤이라면 지만원이라는 이름을 익숙하게 알아듣고 지만원씨에 대해 여기저기 알아봤을테지만 지만원씨도 참으로 주옥같은 글과 언사로 익히 알려진 분이다.
특히나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서 ‘따먹힐만 하니까 따먹힌거다.’라는 말이 그중 가장 주옥같은 말이라고나 할까.
헌데 생각해보자.
만일 현재 사이버모욕죄가 법으로써 존재하고 있다면 지만원씨의 인터넷 상의 발언은 과연 사이버모욕죄에 의해서 처벌을 받을까 받지 않을까?
여기서 우리는 사이버모욕죄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이버모욕죄라고 하는 국제사회에서 전무후무한 후진국형 법안이 정부여당에서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바로 촛불집회 이후의 일이다.
뭐, 말 안해도 욕먹을 일 많이 하고 계시는 정부여당의 나으리들께서 더 이상 욕먹기 싫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한편으론 사이버여론이라는 것이 실재 현실과 어떻게 연계가 되는지 톡톡히 보여준 촛불집회는 그들에게 있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악몽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특히나 그들에게 있어서 ‘천민’이나 다름없는 시민들이 사이버상에서 왈가왈부하는 꼴은 더더욱 듣기 싫을 것.
그렇기에 사탄의 무리니, 좌빨이니 빨갱이니 하는 말로 옭아매며 색깔 공세를 펴다가 그것보다는 앗싸리 입을 막아버리자 조금이라도 입열면 충실한 시녀 검찰이 알아서 잡아 대령하는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고자 이렇게 용을 쓰고 계시는 중이다.
게다가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는 앞서 말한바대로 반의사불벌죄,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야 처벌을 면할 수 없는 골 때리는 법이라는 것이다.
‘촛불’에 반대하여 좌빨들을 잡아넣고 좌빨들의 입을 막기 위해 고안된 무시무시한 사이버모욕죄. 그런데 우리의 국민여동생 문근영양이 현재 옭아매어진 것은 바로 ‘좌빨’이라는 굴레이다. 문근영양의 외조부인 고 류낙진옹의 빨치산 전력을 비롯하여 작은 외할아버지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진압군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의 출신지가 전라도 광주라는 점을 이유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좌빨 잡기 위한 사이버모욕죄가 과연 좌빨로 의심받는 연예인을 구제할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좌빨로 의심받는 연예인에 의해서 좌빨을 잡기 위한 사이버모욕죄는 무사히 법안으로 통과될 수 있을 것인가?
예전같으면 지롤부르스추고 있네 하며 비웃고 넘어갔을 일이지만 세월이 하도 하수상한지라 이젠 무서움마저 느껴지는 사이버모욕죄 신설과 열심히 기부했다가 졸지에 좌빨 선동가로 몰린 기부천사 문근영의 사건은 이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것으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옭좨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래서 당신은 당신 마음에 안들면 모두가 좌빨인가요?
< 관련 기사 링크 >
"문근영 '얼굴 없는 기부' 빨치산 선전용이라니…"
http://www.segye.com/Articles/NEWS/SOCIETY/Article.asp?aid=20081117004417&subctg1=&subctg2=
[시론] 권력자를 위한 ‘사이버 모욕죄’ / 송경재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22380.html
모욕죄 존재 자체가 국제적 모독거리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869
블러그에 풍자만화 올렸다고 20년형?
http://www.dailian.co.kr/news/n_view.html?id=133506&sc=naver&kind=menu_code&keys=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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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야 정말..잠자코 있으려 해도...있을수 없게 만드는..일들.
침묵의 나선형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