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을 읽다.
남쪽으로 튀어
새봄나라에서살던시원한바람
2007. 4. 11. 23:32
이즘과 체제, 현실과 관념의 괴리감을 겪고, 한때는 관념의 잣대를 현실에 들이대면서
'투쟁'했던 파란만장한 개인사를 숨기고 있는, 그러나 지로가 보기엔 한 번도 생산적인 일에 몰두한적이 없는
'놈팽이' 아버지와, 왜 그런 아버지와 결혼했는지가 의심스러운 어머니,
그리고 그들의 비밀 아닌 비밀 이야기와 초등학생이지만 이미 많이 성숙한 지로의 고민.
투쟁의 전선을 버리고, 모든 사상은 조직을 이루는 순간 그들의 사상을 조직을 유지하고
조직의 권력을 옹호하는데 응용하게 된다는 진리를 깨달은 아나키스트 아버지.
그 가족이 체제와 제도의 상징인 도쿄를 벗어나자유와 온기가 있고
아직 정글이 남아있는 남쪽의 오키나와로 떠나기로 결정하는데까지 일어나는 일련의 에피소드들.
단지 날마다 방바닥에 드러누워서 코구멍이나 파고, 초등학생인 아들에게 헤드락이나 거는 장난을 치며,
자신을 프리라이터라는 한심한 아버지를 이해해가는 과정과 체제나 사상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지를 소설은 그리고 있다.
아직 1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갈 것 같다.
게다가 만화책 같은 장정도 마음에 쏙 든다.ⓒ음냐리

<남쪽으로 튀어1>
오쿠다 히데오/은행나무/39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