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을 읽다.

허삼관 매혈기

새봄나라에서살던시원한바람 2005. 8. 26. 06:53

<허삼관 매혈기,許三觀賣血記>

위화(余華, 1960~, 중국)/최용만 역

푸른숲

초판1999년 02월

342면

제목 그대로 허삼관의 매혈기록이다.

매혈. 즉, 피를 판다는 얘기.

중국의 1930년대를 배경으로이야기는 허삼관이 처음 매혈을 하면서 시작된다.

30, 40년를 지나면서,주인공의 일생을 다루는 이 소설은,

중국의 문화혁명과사회주의가 정착하던 시기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매혈 이야기를 작가는눈물을 자아내는 희극으로표현한다.

심금을 울리도록 슬픈이야기를 아이러니한 희극적 묘사로 이끌어가는 소설은

희극적인 특유의 문체(물론 번역체이지만)에서까지(물론 처음에 어색하기 이를데 없다)

거의 빈틈없는 완성도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매혈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만이 삶을 지탱해 갈 수 있는 고달프고

황량한 시대를 반영하면서, 주인공이도덕적 양심과 선(善)의 본질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읽는 동안감동을 받지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허삼관이 (친자식도 아닌) 큰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떠나는 매혈여로야 말로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이자 부성애의 극치를 보여주는 부분인것 같다.

오랜만에 정말로'소설' 같은 이야기를 읽은 것 같다.

하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실제로 매혈이 있었는지, 또한 가격이 그렇게 비쌌는지 하는 것인데..

'매혈은 금지'라는 말을 어렸을때 들었던 기억이 있는것으로 보아

매혈은 존재하였으나 그렇게 비싸진 않았을것이라는 추측..

아마 피를 판다는 것에 대한 치열함과 그값어치표현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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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락이가 방 철장의 아들 머리를 박살냈을 때 피를 팔러 갔었지. 그 임 뚱땡이 다리가 부러졌을 때도 피를 팔았었고, 그런 뚱뚱한 여자를 위해서조차 흔쾌히 피를 팔다니. 피가 땀처럼 더우면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식구들이 57일간 죽을 마신다고 또 피를 팔았고, 앞으로 또 팔겠다는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고생을 어떻게 견디나……. 이 고생은 언제야 끝이 나나."---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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