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ngs

존재의 이유

새봄나라에서살던시원한바람 2004. 8. 2. 22:02


플라톤에 따르면,
천지창조 초기에는 남녀가 오늘날과 전혀 달랐다고 해요.
하나의 몸, 하나의 목, 그리고 각자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두 개의 얼굴이 있는 남녀 양성의 존재들만 있었죠.
마치 두 피조물의 등이 붙어있는 것처럼
성기가 둘이고 팔 다리는 네 개씩이었다오.

그런데 질투심 많은 신들이 그 피조물은 팔이 네 개라 일을
훨씬 더 많이 하고, 얼굴이 두 개라 번갈아 잠을 잘 수 있는 바람에
몰래 공격할 수 없고, 다리가 넷이라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오래 서 있거나 먼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소,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그 피조물이 양성이어서, 어느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번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소.
올림푸스 신전의 최고 주인 제우스는
'나에게 저들의 힘을 빼앗을 방도가 있다'고 말하고는
벼락을 던져 그 피조물을 둘로 쪼개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버렸소.

이렇게 해서 지상의 인구는 훨씬 늘어난 반면,
그들은 힘을 잃고 방황하게 되었소.
이제 그들은 잃어버린 반쪽을 되찾아 다시 결합해야만
예전의 힘,습격을 피하는 능숙함,
피곤과 일을 견뎌내는 지구력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어요.
두 개의 육체가 서로 뒤섞여 하나가 되는 결합.
그걸 섹스라고 부르오.


Paulo Coelho의 Eleven Minutes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