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주자들에 대한 가장 날카롭고 간결한 해석.
최장집 교수의 대선 보기
민주화 이후의 정권이 정당정치를 발전시키지 못한 점을 비판해 온 최장집(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올 대선은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는 일이 지난하고 고통스럽다는 점에서 최악의 대선"이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3시 서울 평창동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열리는 '2007년 대선과 정당정치의 위기' 토론회 발제문을 통해서다.
"선거는 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대표가 유권자에게 책임지도록 하는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라고 전제한 최 교수는 '정당없는 민주주의'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선거과정의 부정적 양상을 열거하며 대선 후보들에 대한 촌평을 내놨다. 이 아무개, 정 아무개라고 언급했지만 누구를 가리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최 교수는 "사회의 다양한 이익과 열정, 갈등을 조직하고 대표할 수 있는 정당 체제의 건설이 최우선적으로 요구된다"며 "결선투표제를 갖는 준대통령제를 고려해보자"고 제안했다.
또 2007 대선의 투표율이 급감할 것을 우려하며 "투표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경쟁구도를 재편해 재선거가 가능하게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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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의 대선 후보 촌평
한나라당 이 아무개 : 지지자에게는 '경제 대통령'이란 이미지와 함께 경제를 살릴 능력을 가진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그러나 드러난 비리 의혹만으로도 도덕성에 거의 치명적 흠결이 생김. 민주주의 하에서 법의 지배 여부를 테스트하고 있음.
통합신당 정 아무개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해 달라고 하려면 보다 강력한 대안적 정책.비전.리더십이 요구됨. 그의 정책.비전은 실체적 대안이나 일관성이 없이 레토릭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음.
창조한국당 문 아무개 : 여권의 해체가 가져온 아웃사이더. '그는 누구인가?' 라는 의문에 만족스럽게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음. 또 급조된 그의 정당은 '누구를 대표하는가?' 라는 질문에도 답하기가 어려운 상황임.
무소속 이 아무개 : 그의 냉전 반공주의가 시대변화에 대응할 수 있느냐 하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과거 '차떼기 정당' '국세청으로부터의 선거자금 동원'을 주도한 정당의 책임자로서, 그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남.
민노당 권 아무개 : 사회경제적 문제를 중심에 놓고 노동자.저소득 소외계층을 대표하지 못함. '코리아 연방공화국' 같은 민족통일을 강조하는 선거구호는 통합신당으로 충분한데, '왜 민노당인가?'를 묻고 싶다.

최장집교수(고려대 정치외교학과)